[s] 52


1.
일을 하지 않는다는건, 일을하는것과 별 다를게 없다.
아니 다르긴 하다.
시간은 똑같이 주어졌지만, 하는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시간이 너무나 덧없이, 아무것도 없이 마구 흘러간다는것.
그렇지만, 내게 달라진것은 하나도 없다는것.
일주일간 내가 한일은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보면. 별반 다른게 없다.
아, 진짜 한가지 있다면.
잉여는 돈을 쓰기만 하고 비잉여는 돈을 벌면서 쓴다는것.
잉여는 오후3시에 지하철을 타고 어딜갈수 있지만, 비잉여는 오후3시에 지하철역 근처밖에 못가본다는것.
일을 하지 않는것은, 분명. 죄악이다. 맞다. 내게는.

2.
두려움도, 익숙해지면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는것.
처음으로 시속 180이 찍힌 차, 앞좌석에 타본 소감은. 충격과 공포. 두려움이었다는것. 겁먹은 표시를 내기 싫어 짐짓 아무렇지 않은척 했지만.
사실, 나 말도 잘 안나오더라.
고속도로를 빠저나와 외곽을 달리면서 한숨 돌리고 나니.
120을 향하는 계기판을 봤다. 아, 180을 경험하고 나니. 120은 별것도 아니구나. 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맞는것도 같고.
이래저래 머리가 복잡하다.
내게 있어서 두려움과 겁, 들은 항상 발목을 붙잡는 무엇이었는데.
그런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덜어내고 털어버릴수 있을까.
싶다.

3.
하고싶은일은 없, 겠지만. 그나마 꼭 해야한다면 하고싶은일을 해야겠지.
결국 나는, 선택을 해야했고 선택을 했다.
일이 힘든것, 개인시간이 없는것. 하루이틀일도 아니고. 벌써 5년째 해오던건데. 왜 망설여?
좀 우습다. 고민을 했던 시간이.
니 성격. 스스로가 더 잘 알거면서.
아무리 짜증나고 힘들어도. 하고싶은일이었다면. 일단 할거잖아. 당장은, 신나서.
그래, 아직 서른 아니니까. 서른보다 더 젊으니까. 고생하자. 사서라도.

4.
요새 드라마들은 참 그렇다.
영원한 믿음과 끝없는 신뢰와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사랑따위. 진짜 존재하기는 하는거야?
현빈같이 잘생기고, 밑도 끝도 없는 재력을 가진 인간이 나와 그렇게 하면 뭐 홀랑 마음이 넘어가긴 하겠지만.
그건 그저 동화책속 환상을 고대로, 아니 된장녀 환상을 고대로 옮겨다가 놓은것 뿐인데.
내 삶에 왜 그런것이 빠져있나, 가끔 자문하게 된다.
닦아도 깨끗해지지 않는 싱크대를 닦으며, 곰곰 생각해본다. 내게도 그런적이 있나?
내 과거의 연애들은 한번도 그랬던 적이 없는데.
아무이유없이 사람을, 그렇게, 맹목적으로, 끝까지 사랑하고 믿을수 있는건가.
어렴풋 한번쯤, 단기간 그랬던 적이 있었던것 같긴 하다.
도마뱀과 싼타와 지난 8년간 술먹고 외치던, 나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내 자신때문에. 있을수가 없는일인가?
당분간 드라마를 끊던가 해야겠다.
자꾸 머릿속에, 바람이 들어가네.


5.
잘 살아보자. 죽을순 없으니까.
쉽게 죽을수도 있는 인생이지만, 쉽게 살수도 없는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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