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기/One and Only'에 해당되는 글 247건

  1. 2010.11.23 [s] 사진찍기, 놀이. (10)
  2. 2010.11.22 [s] 곱게, 늙기. (9)
  3. 2010.11.14 [s] 처음 (4)

[s] 사진찍기, 놀이.


생활전선에 뛰어든지 만 3년차가 됐을때, 나의 유일한 탈출구는 사진찍기였다.
일년가까이를 필름사진의 매력에 빠졌더랬다.
사진을 찍었을때의 시간과 셔터의 느낌, 그때의 공간들이 인화되어 나오면 나도모르는 일종의 쾌감이었던것 같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많은것을 보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볼수 있게 해준 사진기.
그 즈음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 여행의 묘미가 무엇인지도. 알게 해주었던 사진기.

3년꼬박을 사진기를 몸에 붙이고 다니고, 많은것을 보고, 찍었다.
같은장소, 같은 시간이어도 다른 느낌의 사진들이, 지루한 내 일상에 괜찮다고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사진을 찍지 않고있다.
내게 남아있는 사진기는 클래식 카메라 하나와 토이카메라정도.
사진을 찍지 않는다기보단, 직장인 밴드와 병행할수 없음이.
두가지를 하지 못하는 나의 단순함때문에 어쩌지 못하는것뿐이긴 하지만.


이따금씩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셔터소리가 듣고싶다.

나는 종종 방안에서도 빈셔터를 누르거나, 별거없는 방안에서 사진찍는걸 좋아했었다.
지금 내 손에 사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봄이오면,
내가 좋아하는 사진기를 입양해서.
떨어뜨리지 말아야지.
그 손끝의 감촉만이라도 느낄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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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곱게, 늙기.


청춘이란것이,
따뜻하고, 열정적이고, 풋풋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자체발광이라는 말이.
이제는 조금씩 실감이 난다.

그때 더 잘 놀걸. 더 방황할걸(이건 써놓고 좀 취소하고 싶다). 더 즐거울걸.
싶다.

곱게 늙는거란건 어떤걸까.

오사카여행. 돌아오는 길. 바쁜 비행기 시간에 쫓기던 그때. 이 사진을 찍을때의 그 느낌을 기억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곳에서 주렁주렁 짐을 달고, 이 버스가 맞는지 틀린지도 몰라 정신이 없을때.
한가롭게 버스정류장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보시던 할머니. 그 바르면서 고운 등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내 셔터소리가 들키면 어쩌나 싶어 숨죽여 빠르게 눌렀던 그 순간.

난 사실, 알지도 못하는 이 할머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안정감과 그 무언가를 기억하고 싶었던것 같다.
오래사는것이 중요한건 아니지.
얼마나, 곱게, 즐겁게
아니
슬프지 않게. 나쁘지 않게.
살아가는것이지.
싶다.


2008.05월. 오사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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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처음


우리집 가스렌지는 오래되어 많이 녹이 슬어있다.
철로된 모든 부분은 많이 삭아 곰보처럼 울퉁불퉁하다. 그것이 어떤 이물질인지, 녹이 슬어 어떤게 변형된것인지. 잘 알수는 없지만. 아무튼 꽤나 낡았다.
그럭저럭 쓸만은 하지만, 매번 청소를 하며 닦을때마다 곤혹스럽다.

뜨거운 물에 각종 주방세제를 풀어 푹 담궈 놓아도, 일주일동안 쌓인 먼지와 음식찌꺼기들만 겨우 닦아낼수가 있다.
이미 망가져 버린 그 부분은 어떻게 손을 쓸수도, 깨끗해지지도 않는다.
각종 찌든때 제거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떨어지지 않는것을 보니. 아마도, 그것은 이미 그 상태가 최선인가보다. 싶다.

약속이 없는 주말이면, 청소를 한다. 보름 혹은 일주일 묵은 먼지와 각종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물에 씻어 닦아낸다.
이미 부식되어 반짝반짝 해 질수 없는 가스렌지를 무심하게 벅벅 닦으며, 괜히 센치해진다.

인간도, 세상도, 삶도. 아니, 나도. 결국 이렇게 한번 망가져버리면 처음으로는 되돌릴수 없는것인가. 하고.
더러우니 닦지만, 결국 내면에 있는 아니 원초적인 무엇인가는 이미 돌이킬수 없기때문에. 소용없는것이 아닌가.
인간에게 있는 기억처럼. 되돌아갈수 없는 과거처럼.

아무리 닦고 털고 해도 이미 처음일때의 빛을 잃어버린 가스렌지 처럼.
참, 내인생도 이게 뭔가. 싶다.

그나마 깔끔해진 가스렌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삼초후면 다시 더럽혀질 운명이 불쌍하기도 하고.
동병상련에, 한번 더 슥- 하고 문대준다.

내가 아니면, 아니 다른 사람이 아니면 스스로 닦아내고 치유할수 없는게 물건이니까.
조금만 더 부지런해져, 좀 자주 닦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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