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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2 [s] 교토에서 만난, 고양이씨. (8)
  2. 2009.01.25 [s] 믿을진 모르겠지만. (4)
  3. 2009.01.23 [s] 나라에서 만난, 어린이들. (6)

[s] 교토에서 만난, 고양이씨.












Nikon F3HP ZF50.4 T* 160VC 12thRool,  2008.05 오사카여행 교토


교토의 銀閣寺(은각사) 근처의 哲学の道(철학의 길)을 걷다 만난 첫번째 인연.
(덧붙이자면, 은각사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입구만 갔다 돌아왔다.만오천원정도 하는 돈을 내고 들어가고싶을정도는 아니었기때문)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통나무 반토막 모양의 벤치에서, 한가로이 쉬고있는 고양이씨. 두마리.
내가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상관없이. 그저. 사람으로 봐주고, 그들에겐 사람따윈 그냥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하는듯.
가까이 다가가도, 미동조차 없었다.
사진따위, 찍을테면 찍으라지. 하는.
셔터소리에, 수염과 눈썹만 살짝 흔들렸을뿐.

손을 내밀어 쓰다듬어주지 못한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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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믿을진 모르겠지만.

쿄토에서 만난 인연이 있었다.
오후 내내 쨍쨍했던 하늘은 어디로 가고,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둑어둑 꼬질꼬질한 구름이 끼더니 결국은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은각사를 둘러보고 철학의 길을 따라 열심히 내려오던 그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가방에는 카메라와 전자사전, 생수통 그리고 교토 시내지도가 전부였건만. 비가.
일단 카메라는 융에 돌돌말아 싸고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점점 빗방울은 굵어지고, 길도 서서히 잃어가는 느낌이었다.
걸어서 청수사까지 가려던 계획은 수정되었고, 편의점이든 비를 피할 넓은 공간이든 나타나길. 내 마음속에서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골목골목, 어쨌든 큰길가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큰 도로로 무작정 향했다.
편의점은 없었고, 저 멀리 보이는 많은 무리의 사람. '그래 저곳이면 어떻게든 비를 피할 수 있겠지.'


수학여행을 나온듯한 중고생들. 그틈에 더이상 비를 피할 자리가 없었던 나는 이정표를 한장 찍고 다시 길을 걸었다.
아아- 그 많던 편의점이 어디로 간것이냐.
비를 쫄딱 맞아 생쥐꼴이 된 외국인의 모습이 신기한건지, 이 빗속에 우산을 쓰지 않은 한 덩치 큰 여자가 우스운건지 아니 그들은 전혀 나에 대한 생각을 안하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냥 내 지레짐작일 뿐. 알 수 없는 무리들의 표정을 뒤로 한채 또다시 걸었다.

이윽고,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이 내 눈에 들어왔다.
교토시 미술관.
이미 관람은 종료되었고, 현관 앞은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금발을 한 외국 여자 둘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 옆 한쪽 구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버스에서 내린 후 3시간 넘게 걸었으니 쉬어 줄 때도 되었다.

자리를 넓게 잡고, 바닥에 철푸덕 소리를 내며 앉았다.
이곳 저곳 귀퉁이마다 젖어버린 지도를 펼쳐서 말리고, 카메라의 상태를 확인하고 앞으로 어디로 갈지 생각도 못한 채 멍하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빗방울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몇일 간의 일정이 나에겐 조금 힘이 들었던 것일까? 작은 한숨과 함께 온몸이 저릿저릿 함을 느낀다.
교토의 한 길가에서 샀던-집에도 좀 가져가고 친구들을 나눠줄-과자봉지들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휴지를 슥 빼내어 무심하게 닦았다.
또다시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우산을 쓰고 다니는 걸 보니, 어제 일기 예보에 오늘 비가 온다는 말이 있었나보다.
난 오늘 아침에 뉴스를 들었는데도 왜 몰랐을까?
검정 우산을 쓰고, 커다란 초코렛을 우적우적 먹으며 약간 긴머리의 남자가 지나간다. 나를 흘깃 보고.
그래, 나 우산 없어서 비 피하는 외국인이다. 힘들어 죽겠다. 라고 속으로 소리 쳐본다. 그때 그 남자가 우산을 접으며 미술관 쪽으로 다가온다. 서성거린다. 오늘 입장은 모두 끝났다는 팻말을 보고 멍하니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본다. 내쪽을 흘깃 바라본다.
내게 다가온다. 나에게 말을 건다.
"옆에 앉아도 될까?"
나는 순간 당황.이걸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하는 순간 내 목에서는 아무런 고민없이 좋다는 대답이 나갔다.
그때부터 그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난 일본어를 잘 못한다고, 여행중이라고 말하자 놀래며 그 남자는 내가 일본인인줄 알았다고 했다.


그의 이름은 Koi Onishi 흔한 성이 아니라고 했다. コイオニシ이렇게 써야 맞는건가?
내 이름의 한자가 궁금하다며 한자를 써달라고 했다. 또 그의 한자와 이름을 적어주었다.
나는 영어를 잘 못했고, 그는 영어를 잘하는 듯 했다. 어렸을때부터 유럽쪽으로 이사를 갔고 거기서 살다가 대학을 교토로 왔다고.
교토 대학에 다니고 있고 법학과 라고 했다.
나와 그의 대화는 대략 2시간 정도 이루어 졌고, 나의 대화는 전자 사전을 찾느라 뚝뚝 끊어지기만 했다.
내가 일본인 인줄 알고 말을 걸었던 것이 흥미있게도 한국인이었고, 혼자 여행 온 여자였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고 했다.
내 카메라에 흥미를 보였지만, 선뜻 찍어준다고 하기가 어색해질 것 같아 한장 못찍은게 아쉽기만하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 대한 이야기를,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그에 대한 이야기를 3시간 넘게 했을까?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는 나에게 우산을 씌워준다고 했다.
길안내를 받으며 버스정류장까지 그의 우산을 쓰고, 버스를 탈 때까지 기다려준.

메일주소라도 알아왔다면, 하는 생각이 아쉽기만하다. 왜 그때는 그냥 그렇게 보냈을까?
내가 친구들 주려고 샀던 과자를 주면서, 선물이라고 하자 너무 고마워 하며 그 자리에서 우적우적 맛있게도 먹던 해맑았던 사람이었는데. 다시 만날 수도 없겠지만. 다시한번 즐겁고, 감사했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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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나라에서 만난, 어린이들.

Nikon D200 Nikkor AF18-200VR, 2008.05 일본,나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짧게는 몇초 길게는 몇분, 몇시간.
나라에서 사슴에 심취해 있다가, 사슴에 심취해있는 소풍온 유치원생들에게 심취 해 버렸다.
아무렇지 않게 사슴에게 다가가고, 사슴을 쓰다듬는 모습에서 순수한 동심을 느꼈다 라고 하면 너무 진부한가?
나의 셔터 소리에 나를 바라보며 씩 웃어주던 세 꼬마.
사진을 출력해서 한장씩 주고 싶었는데 그래서 아쉬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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