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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4 [s] 처음 (4)
  2. 2010.10.15 [s] 아직은, 불밝힐 시간이 아니지. (4)
  3. 2010.06.01 [s] 장미의, 오월. (4)

[s] 처음


우리집 가스렌지는 오래되어 많이 녹이 슬어있다.
철로된 모든 부분은 많이 삭아 곰보처럼 울퉁불퉁하다. 그것이 어떤 이물질인지, 녹이 슬어 어떤게 변형된것인지. 잘 알수는 없지만. 아무튼 꽤나 낡았다.
그럭저럭 쓸만은 하지만, 매번 청소를 하며 닦을때마다 곤혹스럽다.

뜨거운 물에 각종 주방세제를 풀어 푹 담궈 놓아도, 일주일동안 쌓인 먼지와 음식찌꺼기들만 겨우 닦아낼수가 있다.
이미 망가져 버린 그 부분은 어떻게 손을 쓸수도, 깨끗해지지도 않는다.
각종 찌든때 제거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떨어지지 않는것을 보니. 아마도, 그것은 이미 그 상태가 최선인가보다. 싶다.

약속이 없는 주말이면, 청소를 한다. 보름 혹은 일주일 묵은 먼지와 각종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물에 씻어 닦아낸다.
이미 부식되어 반짝반짝 해 질수 없는 가스렌지를 무심하게 벅벅 닦으며, 괜히 센치해진다.

인간도, 세상도, 삶도. 아니, 나도. 결국 이렇게 한번 망가져버리면 처음으로는 되돌릴수 없는것인가. 하고.
더러우니 닦지만, 결국 내면에 있는 아니 원초적인 무엇인가는 이미 돌이킬수 없기때문에. 소용없는것이 아닌가.
인간에게 있는 기억처럼. 되돌아갈수 없는 과거처럼.

아무리 닦고 털고 해도 이미 처음일때의 빛을 잃어버린 가스렌지 처럼.
참, 내인생도 이게 뭔가. 싶다.

그나마 깔끔해진 가스렌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삼초후면 다시 더럽혀질 운명이 불쌍하기도 하고.
동병상련에, 한번 더 슥- 하고 문대준다.

내가 아니면, 아니 다른 사람이 아니면 스스로 닦아내고 치유할수 없는게 물건이니까.
조금만 더 부지런해져, 좀 자주 닦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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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2010.11.16 23: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스레인지를 바꾸세요!!!
    저희 누님도 너무 그래서 바꿨다는...^^;;

    • Favicon of https://cactus0.tistory.com BlogIcon 선인장s 2010.11.17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하하. 저도 그러고 싶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네요: )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2010.11.17 14:3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래도 가스레인지는 바꾸는게 좋아요.ㅋ
      아, 매번 쉽게 지저분해지는 가스렌지 위를 보자면.ㅡㅜ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2. Favicon of https://raycat.net BlogIcon Raycat 2010.11.17 22: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도 청소좀 해야 겠어요. 고양이집 같아서 이거..;;;

[s] 아직은, 불밝힐 시간이 아니지.

Nikon FM Nikkor 50.4 2007.03 33thRool


 
아직은, 해가 조금 있고.
구름때문에 조금 가려서 어둑어둑 하지만.

아직은,
붉을 밝힐 시간이 아니야.

하지만,
너의 빛을 내려준다면.
조금은,더
밝아지지 않을까.

대낮에도 캄캄한 내 눈 앞이.
조금이라도, 덜 휘청거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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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imic.tistory.com BlogIcon 미미씨 2010.10.23 19: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 시간 즈음의 사진들이 좋아요. 필름사진으로 찍은건 더

    • Favicon of https://cactus0.tistory.com BlogIcon 선인장s 2010.11.14 23:51 신고 address edit & del

      미미씨님: ) 답변이 너무 늦었네요.
      잘지내시죠?

      제가 게을러서 오전의 사진은 잘 모르지만,
      오후의 4시즈음의 그시간은 참 좋아해요.

  2. Favicon of https://jersuji.tistory.com BlogIcon 저수지 2010.11.14 19: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사진 분위기 있네요.

[s] 장미의, 오월.


Nikon FM MF50.4 X-TRA ASA400 21thRool, 2007.02 도쿄여행

길가에, 담장에. 흐드러지게 불긋불긋 장미들이 피어나면.
아- 오월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오월이어서 장미를 만나는게 아니라, 장미를 만나니 오월이구나. 하고 느끼는.
계절만이 알려주는 시간.

문득 길을 걸으며, 장미가 꽤나 활짝 피어있음을 느끼고나니.
오월은 다 지나고 새로운 달이 시작되는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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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ike-u2.tistory.com BlogIcon 쏘르. 2010.06.01 11: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장미사진 너무 좋아요=]
    어디선가 어린왕자가 나올 듯한

    • Favicon of https://cactus0.tistory.com BlogIcon 선인장s 2010.06.09 01:04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제 산책을하는데 유독 담장에 장미가 많더라구요. 초등학교였다는. 생각해보니 학교다닐땐 식물들이랑 더 친(?)했던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bristone1977.tistory.com BlogIcon 36.5˚C 몽상가 2010.06.09 08: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색감 참 예쁩니다. 아직은 디지털사진이 필름사진의 색감은 못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

    • Favicon of https://cactus0.tistory.com BlogIcon 선인장s 2010.06.10 01:07 신고 address edit & del

      디지털이 필름을 그대로 구현하진 못할것같아요. 필름의 그 아릿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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